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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일상다반사

[영화 추천] 서복 리뷰::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인생 명작

by 아꾸하루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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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꿀 같은 주말이 여물어 갑니다. 독자님들은 주마다 찾아오는 휴일 이틀간 주로 뭘 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보통 평소에 보지 못했던 드라마, 무비를 찾아보곤 하는데요. 이번 주엔 4월 15일에 개봉했던 뜨끈뜨끈한 작품을 보고는 깊은 감명을 받아 여러분께도 영화 추천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습니다. 

 

※스포를 조금씩 내포하고 있습니다. 결말 포함X※

티빙 캡쳐-이하 사진 동일 출처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테고, 궁금해하시기만 한 분들도 있겠죠. 티빙X극장 모두 동시 개봉을 한 영화 서복입니다. 주연이 공유, 박보검 님이니 누구나 호기심은 생겼을 법하다고 생각해요. 자타공인 명품 배우님들인 데다가 눈 정화까지 시켜주는 고마운 비주얼의 소유자니까요. 저 역시도 좋아하는 두 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그러한 외적인 것들을 싹 빼고 내용에 온전히 몰입해서 보게 되었답니다. 

 

영화 서복 줄거리::주연-공유/ 박보검

 기본적인 소재도 신선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박보검 님의 복장을 보고는 '마션'이나 '인터스텔라'같은 우주 영화인가? 하는 생각에 볼까 말까도 망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서요. 하지만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물론 미래지향적 드라마를 다룬 감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저처럼 그렇게 오해하고 아예 보지 않으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간단하게 내용을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공유(민기헌)는 과거부터 안고 있던 트라우마로 매일을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시한부 병을 앓게 되었고, 이전에 요원으로 활동했던 정보국에서 그러한 기헌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옵니다. 그것은 바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실험체 박보검(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인데요. 이데 대한 보상은 서복에게 이식을 받아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연장시키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동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고, 가까스로 빠져나와 둘만의 동행을 하게 됩니다. 

 

 

 

연기가 명품이라 더 징그러웠던 조연 배우들::조우진, 장영남, 박병은

 언제나 보석 같은 조연들이 영화를 극대화시키는 법이죠. 서복을 영화 추천할 수 있게 한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된 역할의 세 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정보국의 안부장 역을 맡은 조우진 님입니다. 상당히 냉혈안이라고 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익을 취한다는 것보다는 본인이 생각했을 때 '맞다' 하는 일에 있어서는 물, 불 가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서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안부장은 미국과 정보국 회장도 모르게 거래를 하게 됩니다. 접선을 통한 미국인과의 대화 장면이 있는데 저에겐 그 씬에서의 내용이 굉장히 감명 깊게 다가왔습니다. 중점적인 포인트는 사람에게 죽음이란 것이 없다면 인생에 대한 열망, 가치도 없고 그저 욕망만 키우게 되어 결국에는 서로가 인간 세상을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거였답니다. 그렇기에 그 실험체, 즉 서복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이 대사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어 '맞네, 그렇네' 했습니다. 최근에는 150세, 200세 시대까지 오게 될 거라면서 생명 연장에 대한 많은 기술의 이야기가 자주 떠오르기도 하는데 과연 긴 수명만이 삶을 이롭게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서복(박보검)을 만든 장본인이자 그의 엄마인 장영남(임세은 박사)입니다. 그녀는 과거에 남편과 아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보내고는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줄기세포 기술과 유전자 조작으로 서복을 만들어 냅니다. 탄생은 시켰지만 세상에 나온 아들은 곧 실험체로써의 삶을 살게 되며, 아무것도 소원하지 못하는 인생 속에서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약 투여와 실험 대상으로 살아갑니다. 점점 커가는 서복을 보며 자신이 잘 한 선택일까 계속해서 갈등하는 인물로 연출됩니다. 

 이 둘의 대화에서 보면 마냥 실험 대상으로만 태어난 서복에게도 삶을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보입니다. 중간에 서복의 대사 중 '난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조차 가져서는 안 되는 거잖아'라는 말을 합니다.(토씨 하나 안 틀리고는 아닙니다. 이런 느낌의 말입니다.) 그래서 더욱 임세은 박사의 고민도 깊어져 가고, 목적을 만들어놓은 아들의 삶이지만 이로 인해 병을 고쳐볼 첫 임상 대상인 민기헌을 보면서, 오랜 수명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보면서 '욕심이 많다'라고 표현합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모성애가 만든 '집착'을 후회하면서도 서복에게 미안해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이게 옳은 선택이었다며 억지를 부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감정선이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하나의 안부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냉혈안에 목적주의자인 박병은(신학선)입니다. 계속해서 서복을 테스트하고 개발시키는 연구자인데요. 절대적으로 생명체라고 인정을 하지 않고 연구 대상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개 중간에 '돼지'에 서복(박보검)을 대입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기 속 끝에서부터 차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야 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실 애당초 목적에 맞게 연구하고 탄생시켰다면 신학선 박사의 태도가 맞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연기가 살벌하고 냉소적이어서 소름 끼칠 정도로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 아예 모르면 몰랐지 인간의 형태로 또 다른 생명을 만들어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의 목숨을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하면 정말 비인간적인 기술이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여기서 나오는 연구소 내부는 단순 CG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작할 당시에 세트장을 만들어 구현했다고 하는데요. 메이킹 영상에서 보면 잠깐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영화 추천을 하고 싶은 정도의 탄탄한 내용은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만들어낸 게 아닐까요?

왜 영원을 바랄까

 정말 상대적으로 체격이나 나이까지 형, 동생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 둘의 캐미가 더욱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화 서복에서 둘이 도망 다니면서 연출되는 장면들이나 행동, 대화들에서 사는 게 무엇이고, 죽음은 또 무엇이라 설명해야 하는지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합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 못했던 서복(박보검)은 연구소 밖의 모습들 하나하나에 신기함을 느끼고, 흥미를 보이는데요. 워낙 순수해 보이는 박보검 배우의 눈빛에서부터 마치 걸음마 떼고 세상에 처음으로 본인 발로 걸으며, 뛰며 신나 하는 어린아이 같았답니다. 그래서 더욱 짠하고 애잔하게 느껴졌어요. 

 중간중간에 공유 배우의 액션신도 영화 추천할만한 이유가 됩니다. 큰 체격으로 서양인들과 싸우는데 동작이 크다 보니 별 동선이 없는 것 같아도 멋있습니다. 계속 슈트만 입고 다니는데 먼지를 덮은 후줄근한 모습이 되어도 그건 그거대로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맞습니다. 두 배우의 비주얼을 싹 빼고 내용에만 집중했다면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네요 ㅎㅎ

 또한 서복도 손가락 까딱하지 않는 액션들이 어마어마합니다. 부자연스러운 CG처리였다면 몰입이 팍 깨졌을 텐데 다행히 그렇지 않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면들이 아주 많이 나옵니다. 이 부분도 기대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영화 서복을 보면서

 제가 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면서 감탄했던 감상 포인트 세 가지로 총정리하자면, 첫째는 삶과 죽음의 공생이 얼마나 인간에게 가치 있는 라이프에 대한 욕심을 불러일으키는가였습니다. 만일 진짜로 영생을 할 수 있다면 아픔이나 생의 끝에 대한 두려움은 없겠지만 반대로 내일에 대한 기대도 없고, 오늘에 대한 책임감도 없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둘째,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미래를 위한 대비, 가치 있는 삶의 영위를 위한 연구라고 한다면 악용을 하지 않기 위한 대책부터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졌습니다. 누군가는 100세 시대에 걸맞게 살아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너무 일찍 마감하게 되기도 하고, 사고로, 선천적으로 안타깝게 살아가기도 하니 기술을 연구해 도움을 주면 좋기도 하겠지만 부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대비는 해야겠죠. 마지막으로는 '오늘'이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부터 해온 생각이기도 하지만 오전 7시 아침을 맞이하고, 밤 11시 어둠을 볼 수 있다는 것들이 당연한 일상이 아닌 고마운 일들이라는 것. 밤에 잠들었다고 해가 떠오를 때 일어나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러니 허투르 삶을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 작품이기에 저의 인생 영화 추천드리고 싶었답니다. 시간 나실 때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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