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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맛집

[청주 맛집] 옛맛 그대로 자극적이지 않은 삼이 뼈다귀 감자탕

by 아꾸하루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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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금을 오래간만에 고향 친구들과 보내기 위해 본가가 있는 청주로 향했습니다. 새벽까지 수다 떨며 술 한잔씩 하고 나서 자고 일어나니 해장국이 당기더라고요. 대학 시절을 보냈던 곳이었기에 어디에 어느 청주 맛집이 있는지 꿰뚫고 있는데요. 추억을 더듬어 자주 갔던 밥집으로 향했답니다. 저의 기억 속에 있는 옛맛 그대로여서 반가웠고, 자극적이지 않아 더욱 해장이 잘 되는 기분이었어요. 

 

삼이(3.2) 뼈다귀 감자탕
선지, 뼈다귀 해장국(8,000원/9,000원)

 삼이(3.2) 뼈다귀 감자탕. 이곳은 24시간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전에도 지인들과 늦게까지 자리하게 될 때 이곳으로 자주 들르곤 했어요. 청주 맛집들을 찾아보면 늦은 시간까지 하는 밥집이 별로 없어서 그때는 반 강제적으로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리운 맛이 될 줄 모르고 말이죠.

 

 

 

 

 

삼이 뼈다귀 감자탕

주소: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09

전화: 043-266-3232

영업시간: 00:0-00:00

 

 청주 사창사거리에서 사창동 행정복지센터까지 도보로 약 5분정도 걸리는데요. 바로 맞은편에 있기 때문에 찾기에는 어려움이 없답니다. 더구나 조금은 낡았지만 빨간 컬러의 큰 간판이 걸려 있어서 눈에 띌 수밖에 없어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 오른편에 카운터가 있었는데 그쪽에 기본 정보를 기입하는 종이와 손소독제가 함께 놓여 있더라고요. 요즘 필수니 꼼꼼하게 기재를 하고 착석하기 위해 홀로 입장했습니다.

 

 홀은 상당히 깔끔한 편이었어요. 저희가 도착했던 시간이 12시 조금 안되는 시간대였는데 생각보다 식사 때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많이 몰리진 않았더라고요. 주말이다 보니 낮보다는 저녁으로 몰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부터 종종 왔던 곳이라서 이렇게 한산한 모습은 오전밖에 보지 못했거든요. 어찌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줘야 하는 시기인데 이렇게 북적거리지 않을 때 찾아와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요. 

 

 외관은 허름해 보일지 몰라도 실내는 바닥에 윤기가 날 정도로 깨끗했답니다. 안의 모습만 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천고도 높고, 입구쪽의 넓은 유리창에서는 채광이 들어와 분위기까지 밝아지는 느낌이었어요. 

 

 부족한 반찬들은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코너를 만들어 놓았고, 한 옆에는 음료 장고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곳곳마다 청결에 힘쓴 티가 나서 식사할 때 안도감이 생겼어요. 사실 최근에는 주방이 오픈인 곳들도 많은데 청주 맛집은 예나 지금이나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되어 있어서 살짝 걱정은 됐거든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매장 내 깔끔한 모습들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이렇게 길다랗고 큰 메뉴판은 벽면 곳곳에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곳이었고, 각자 취향이 확실해 친구는 선지, 저는 뼈다귀 해장국을 주문했어요. 생각 같아서는 감자탕에 마무리로 볶음밥까지 볶아 먹고 싶었지만 둘이 아점으로 먹기엔 부담인 듯하여 포기했죠. 방문하신다면 이 조합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음식을 시킨 뒤 심플한 청주 맛집 기본 세팅이 이루어졌어요. 반찬은 셀프이지만 첫 상차림에는 깍두기를 직접 가져다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고기를 찍어 먹을 겨자 소스와 뼈 그릇, 앞접시, 공깃밥이 나왔습니다. 

 

 

 그 외에 저희가 손수 가져온 밑반찬에는 양파와 배추김치가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아삭아삭한 비주얼이었고, 특히 김치는 적당히 잘 익어서 시큼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이랍니다. 겉절이와 묵은지 그 중간쯤 되는 맛이에요. 

 

 

 밥에는 적당히 윤기가 흐릅니다. 딱 흰 쌀밥이라는게 잡곡밥 러버인 저에게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국에 푹푹 말아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선지해장국 8,000원

 먼저 선지 해장국이 차려졌어요. 최근에 생긴 해장국집을 가보면 넓고 둔탁한 뚝배기에 양껏 담겨 나오기도 하는데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 손잡고 따라간 시장 국밥의 느낌이 물씬 나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비교적 작고 가벼운 그릇에 보글보글 끓여지면서 나오거든요. 

뼈다귀해장국 9,000원

 전부터 청주 맛집에서 가장 애정했던 저의 최애 메뉴는 뼈다귀 해장국이었답니다. 실은 선지를 잘 먹지 못할뿐더러 뼈에 알차게 붙어있는 고기들을 포기할 수 없어요! 엄청나게 야들야들하고 뼈가 쏙쏙 빠져서 잠시 발라내야 하는 귀찮음만 참는다면 얼큰한 국물에 살살 녹는 육질을 만끽할 수 있죠. 

 

보글보글~ 이렇게 끓는 상태로 등장합니다. 군침 꿀꺽.

 

 

 오동통한 콩나물이 고명처럼 위에 쌓아져 나오는데요. 얇은 것보다 질기지 않고 오히려 아삭아삭한 식감이 더해서 고기를 발라내 밥도 말아서 잘 섞어 먹으면 여러 가지 치감을 즐길 수 있답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죠? 사이즈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 뼈의 무게는 젓가락으로 들어볼 때부터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뼈 끝을 잡고 양쪽으로 힘을 주어 떼내면 잘 갈라지는데 그 사이에 있는 살들까지 쏙쏙 빼먹어야 합니다. 그게 진국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ㅎㅎ 뼈가 총 3개 있었는데 두 개는 온전히 고기로만 소스에 찍고, 김치에 싸서 먹었어요. 하나는 살만 발라서 국물에 밥과 함께 말았고요. 역시 전 먹잘알인 것 같아요. 

 마지막엔 깍두기 국물까지 싹싹 긁어 넣어 더 칼칼하고 얼큰하게 먹었어요. 선지는 구수한 맛이 강하다면 뼈다귀는 맵칼한 맛이 강합니다. 잡내도 없고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중독성은 베스트인 곳이에요. 가성비도 좋아 어렸을 때 더 자주 다녔었고요. 대학 시절 단골이었던 청주 맛집이 맛도 느낌도 그대로여서 감동 두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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