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를 아시나요?(N잡의 시대, 괜찮을까)

 밤으로 미뤄놨던 운동에 나름 변명을 붙이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물론 독자님들께도 알려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기도 하고요. 혹시 브런치 작가를 아시나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티스토리 블로그 공간 이외에도 글 쓰는 커뮤니티가 또 한 곳이 있답니다. 바로 brunch라는 곳인데요. 

 작년에 지인분께서 한 번 도전해 보라고 하는 말씀에 글을 써서 냈다가 합격한 곳이었죠. 어떻게 보면 tistory에서는 구글 애드센스에 합/불을 따지잖아요. 이곳은 시작점에서 여기에 글을 쓸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한답니다. 쉽게 말해 진짜 브런치 작가로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미리 구분해 낸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렇다고 해서 글을 아주 잘 써야만 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만일 통과를 한다면 어떤 글들을 쓰고 싶으며 지원한 동기는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 계획이 어떤지 등에 대한 지원 루트를 정성스럽게 써서 내면 되는 듯해요. 

 

 

 

 

 저 역시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답니다. 별건 없지만 참 별거 있는 것 같은 곳이에요. 바쁘다는 핑계로 몇 개월을 글쓰지 않고 있지만 말입니다. 우선 여기에 신청을 하실 분들은 초기부터 기한 모를 무수익성에 대해서 알고 계셔야 합니다. 수입 목적이 아닌 진짜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렇다면 당장 한 푼이라도 벌었으면 하고 N잡러가 꿈인 제가 왜 신청까지 해서 합격했다고 그토록 좋아했을까요? 

 솔직히 좋아했던 감정은 그저 성취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글쓰기 위한 루트, 그러니까 수익성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글을 쓸 곳으로 왜 여길 선택했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간추려 말씀드려 볼게요.

 

 

 

 

 

 

 

 

 가장 첫 번째의 이유는 다름 아닌 휴식 공간이 필요했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네이버 블로그를 한창 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N포털 사이트는 완전히 과부하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차라리 티스토리보다 나 자신을 브랜딩 할꺼라면 오히려 그곳이 낫겠지만 그렇지 않고 수익을 따진다면 살아남기 힘든 전쟁터같은 곳이죠. 그러다 보니 저도 내가 하려는 건 브랜딩인가 오롯이 금액적인 부분인가 헷갈려 왔답니다. 글을 쓰는 게 좋았던 저는 지인을 통해 브런치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물리적인 이득이 1도 없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글을 써보자 하면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일기처럼 써 나가기 시작했어요. 홀로 상경해 자취생활하는 저에게 회사, 떨어져 있는 가족 모두를 떠나 나 하나만 생각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힐링'이었습니다. (지금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진짜 디지털노마드로 자리 잡고 싶은 마음에 잠시 조금 더 빠른 길들을 물색하고 있을 뿐, 다시 글을 쓸 예정입니다. brunch에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N잡의 시대에 '현실적으로' 어떠한 이득 없이 글만 쓴다는 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이해는 되지 않는 일입니다. 적어도 저와 같은 서민 정도의 삶에서는요. 부자여서 한량처럼 글쓰기만 할 수 있다면 작품이 잘 되던 안되던 크게 신경쓰지 않고 쓰고 싶은 이야기로 써 내려가고 싶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제가 brunch라는 공간에서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크게 기뻐했던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책 출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답니다. 엄청나게 센스도 있어야 하고, 꾸준한 활동도 필요할테고, 힘도 들겠지만 아예 혼자 독립출판을 노리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부터 책 한 번 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2년 전부터는 독립으로 책 내는 분들을 알아봤었거든요. 때마침 지난해 이런 루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지원한 거였는데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건 저도 이번에 오랜만에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알게 된 점인데요. 여러가지 콜라보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더라고요. 애니, 영화, 출판 등을 진행하고 있는 곳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브런치 작가를 찾는 겁니다. 신청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되기만 한다면 큼직한 N잡 파이프라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혜택(?)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엮어서 POD 책을 만들면 주문이 될 때마다 제작되어 출간해 나갈 수 있는 건데요. 쉽게 말해 내가 이 곳에 책을 써서 출판을 하고, 만일 독자들의 주문이 들어온다 하면 그때마다 브런치에서 책을 인쇄에 보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꺼번여 50권 100권씩 인쇄해 두었다가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남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여기서는 아니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작품이 P.O.D 출판 과정으로 초판 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정말 좋다고 생각된 점은 brunch에서 특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우선 출판 비용이 free라는 겁니다. 이는 여기의 제휴사에서 지원을 한다네요. 또한 추가 인세를 제공하는데요. 저는 사실 인세 적용에 관련해 잘 모르는 사람이여서 +1~3%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이 부분은 내게 된다면 잘 알아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다음으로 Yes24에서 브런치 POD 도서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마케팅 지원을 한다는 것이 제가 봤을 땐 차순으로 큰 메리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책 하면 예스 이십사인데 그곳에서 홍보를 해준다는 것은 큰 힘이 되죠. 

 마지막으로는 이미 끝난 프로젝트이지만 브런치 작가라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니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싶어 가져왔습니다. 밀리의 서재 지원으로 전자책 탄생을 시킬 수 있었다는데요. 최근 들어서 전자책 출간이 N잡으로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무작정 홀로 하는 것 보다는 이런 기회를 통해 진행할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노려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당장 보이는 이익이 0원이라고 해서 '왜 해?' 라고만 생각할게 아니라 정말 글을 쓰고 싶다면 오히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좀 더 다채로운 기회를 엿보는 것도 앞으로 디지털 노마드, 프로 N잡러를 지향하는 글쟁이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본인의 글 스타일을 잘 파악해서 어디서 글쓰기를 하는 게 나을지에 관련해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