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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맛집

[청주/탑동] 집 만두 그리워지는 청주 맛집 '삼손만두전골'

by 아꾸하루 2021.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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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아침 출근길이 꽤 쌀쌀해진 것 같습니다. 날씨 덕분인지 지난 주말 친구들 만나러 청주로 내려갔는데 너, 나 할 것 없이 뜨끈한 국물 요리 먹자고 의견을 모았답니다. 청주 맛집으로 알아두고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없어서 드라이브 겸 탑동 주변을 돌다가 발견한 삼손만두전골로 향했는데요. 시원 칼칼했던 국물 맛도 좋았지만 예전에 할머니, 엄마 모여서 만들었던 집 만두가 생각나 더욱 반갑게 즐길 수 있던 곳이었어요. 

 

삼손만두전골
만두 전골 4인: 36,000원/찐만두 8,000원

 차로 도로를 달리다가 우연히 보고 들어갔던 삼손만두전골은 새하얀 바탕에 빨간 포인트가 들어간 간판이어서 더 눈에 띄었어요.

 

 

 

 

 

 들어보니 이곳은 오랜 기간 운영을 해온 가게인데 1년 정도 잠시 영업을 멈추었다가 이번에 재오픈한 매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차를 잠시 주변에 세워두고 리뷰 찾아보고 괜찮으면 들어가자고 했던 건데 다행히 후기들도 모두 좋았어서 다른 곳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친구가 청주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데리러 나와줘서 차를 타고 함께 이동했는데요. 금천 육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었고, 가게 맞은편에 제1금탑교 버스정류소가 있어서 다음에는 본가가 있는 지역이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와도 되겠구나 싶었답니다.

 가게 앞 3~4대 정도 세워둘 수 있는 작은 주차장이 비치되어 있어 차를 세워두고 내부로 입장했어요. 안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바로 보였던 오픈형 주방이었습니다. 위, 아래, 옆까지 막힌 곳 없이 훤히 다 보이는데 바닥조차에도 밀가루 조금 떨어진 흔적 없이 깔끔해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주방 앞에는 만두를 만드는 공간이 구비되어 있었어요. 피까지 반죽을 숙성시켜 직접 밀고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시간대를 정해두고 만드시는 거라 아쉽게도 저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 봤네요. 다음을 기약하고 홀로 들어갔습니다.

 

 청주 맛집 홀 내부는 좌석이 아주 많을 정도로 널찍한 공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넓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아무래도 양 옆으로 길면서도 여유 있게 앉을 수 있게 탁 트여 있어 그런 것 같아요. 

 

 

매장 끝 한편에는 룸도 있었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가족들이나 친구들끼리 다시 올 때 미리 예약해서 편하게 룸을 써야겠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홀을 생각하면 비교적 프라이빗하니 편안하게 식사하기 좋은 공간이니까요. 

 

 

 빨간 음식을 먹으러 갈 때는 왜 꼭 하얀 옷을 입는 걸까요? 다행히 청주 맛집에 앞치마가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홀 가운데 옷걸이에 걸려 있으니 단번에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자리에 착석해 메뉴판을 살펴보았어요. 메인인 삼손만두전골 이외에도 얼큰이 칼국수도 있더라고요. 대표 음식 종류가 단 두 가지라는 게 흥미로웠어요. 나머지는 사리와 사이드, 주류 및 음료였거든요. 메뉴가 단출하니 오히려 선택 장애가 걸리지 않아 좋았답니다. 칼국수는 다음에 먹어보자 하고 만두전골 4인과 찐만두 고기 반, 김치 반으로 주문했어요. 

 

 수저를 놓고, 물티슈로 손까지 닦으니 배가 더 고파지는 기분 ㅎㅎ 각 자리에 코로나 안심콜 번호가 적혀 있어서 전화로 인증하고 음식이 얼른 나오길 기다렸어요. 

 

 주문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밑반찬과 전골 등장! 청주 맛집 음식들은 밑반찬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칼국수와 전골이기 때문인지 종류가 단무지와 겉절이로 심플했어요. 어울리지 않은 찬 여러 가지로 번잡스럽게 나올 바엔 차라리 남길 일 없이 궁합 좋은 것들로만 구성되어 나오는 걸 선호하는 저에겐 딱이었답니다. 음식 남기면 그것도 미안하잖아요.

 

 만두전골 4인짜리로 예상했던 양보다 훨씬 푸짐해 보여서 등장부터 놀랐네요. 큼지막한 만두들이 한가득 들어가 있는데 떡에 청경채까지 듬뿍이었어요.

 

 처음에 못 알아보고 오 뭐지? 하고 봤더니 꽃게도 들어가 있었어요. 국물용 꽃게일 테지만 작은 게딱지 안에 살이 실하게 차 있어서 가성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아래에 숨겨져 보이지 않지만 홍합들까지 구성되어 있어요.

 칼국수 면도 충분히 나왔어요. 전골에 있는 만두나 떡을 다 건져먹은 후에 마무리로 면을 넣어 먹으면 되는데요. 이것도 직접 밀어 나오는 건지는 안 여쭤봐서 모르겠지만 면이 쫄깃하고 쉽게 불지 않아 식감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생면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나의 소울 푸드 만두ㅎㅎ 굽고 찌고 국에 넣어 끓이고, 어떤 조리 방법들로 해도 다 좋아하긴 하지만 특히 찐만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됐어요. 주먹만 한 사이즈의 만두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독특한 모양에 두 번 놀랐어요. 맨날 반달 아니면 우주선 모양으로만 빚었었는데 이건 어떻게 만든 건지 신기하네요. 

 안에 속이 보일 정도로 피가 얇고, 속은 꽉 찼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청주 맛집에서 만두 만드는 모습을 구경해봤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어렸을 때는 겨울이나 명절 때마다 할아버지의 특명으로 할머니를 비롯해서 엄마, 친척들까지 모두 모여 반 강제로 만두를 만들었거든요. 그땐 그게 싫었는데 요즘엔 가끔 그리울 때가 있더라고요. 나중엔 와서 반죽 슥슥 밀어 만드는 광경을 꼭 보면서 대리 만족하고 싶어요.

 만두전골이 끓기 전에 찐만두부터 맛보자며 고기 집어 들었는데요. 보통 생각하는 짭조름 담백한 맛을 생각하면 안 되고, 약간 갈비만두 스타일이었어요. 단짠에 알싸한 파향이 돌고, 고소한 향미가 올라오더라고요. 자극적이지도 않은 것이 고기도 오밀조밀하게 잘 다져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일 듯합니다. 

 완전 취향 저격했던 김치 만두! 평소에도 좋아하는 만두 종류이긴 하지만 여긴 김치 군내도 나지 않으면서 적당히 새콤 매콤한 맛이 있어요. 최근에는 매운맛의 초고수들이 많아서 무조건 김치 만두를 맵게만 만드는 곳들이 많잖아요. 고춧가루나 김치, 파, 마늘 등 뭐 하나 튀게 나는 맛없이 밸런스가 좋았고, 그 사이로 고깃 속도 씹히니 씹을수록 고소하기도 했답니다. 끝 맛은 깔끔한 칼칼함이 화끈하게 올라와요.

 찐만두 맛보는 사이 보글보글 끓는 만두전골의 자태ㅎㅎ 만두가 너무 퍼지거나 터지기 전에 얼른 건져 먹자고 했어요. 청주 맛집에서 이미 큰 만두를 두 개나 집어먹었는데도 끓는 소리와 국물의 맛깔난 풍미가 올라오니까 다시 배고파지는 느낌이었어요.

 앞접시에 꽃게 반쪽과 홍합, 만두, 청경채를 국물과 함께 떴어요. 만두전골인데 꽃게에 먼저 눈길이 갔네요. 생각보다 살이 실해서 요놈 살 잘 쪄놨네~ 했거든요. 꽃게, 홍합 들어간 육수인데 국물 맛은 말해 뭐해요. 시원하고 개운한 베이스에 청경채 향이 퍼져 향긋했어요. 신기하게도 떡과 만두가 같이 끓여졌는데도 국물은 걸쭉해지지 않고 깔끔했답니다. 

 특히 삼손만두전골에서는 집 만두의 추억이 소환될 정도로 손만두가 매력적이었답니다. 국물에서 끓여진 건 또 다른 맛이라 새로웠던 것 같아요. 

 

 이번에 방문했던 청주 맛집은 진한 육수가 돋보이는 요즘 가게들과는 달리 개운하고 칼칼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확실히 반죽까지 직접 만든 만두라 쫀득한 피의 식감이 좋았고요. 얼큰한 음식들로 구성되어 아이들과 방문하기 고민되는 분들에게는 달짝지근한 고기만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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